관음보살은 대승불교에서 가장 사랑받아 온 보살 중 하나로, 중생의 구제와 관련하여 중요하게 인식되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널리 신앙되었고 그 상 또한 많이 조성되었다.
이 상은 중국 明나라 때 만들어진 청동관음보살좌상으로, 이중연화좌(二重蓮花座)위에 오른쪽 다리는 세우고 왼쪽 다리는 가부좌를 한 윤왕자(輪王座)를 취하고 있다. 머리에는 연주문(連珠文)띠를 두른 보관(寶冠)을 쓰고 있는데, 훼손이 심하지만 본래 화불(化佛)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머리 위에 살짝 얹는 형식으로 양 측면에서 시작한 끈을 뒤에서 묶는 독특한 형식이다. 이마에는 백호(白毫)가 뚜렷하다. 부은듯한 아몬드형의 눈꼬니는 약간 올라가 있으며 쌍꺼풀이 가늘게 음각되어 있고, 작은 입술에서 희미한 미소가 엿보인다. 귀밑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어깨와 맞닿는 부분에서 양쪽 모두 떨어져 나가고 없지만 어깨 위에 세 가닥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남아있다. 가슴에 화려한 영락 장식이 드리워져 있고, 어깨 뒤로 두른 천의자락은 오른팔 위로 길게 드리워져 있으며, 왼팔을 감싸고 있는 옷자락은 손이 닿아 있는 대좌까지 이어져 있다. 대좌의 뒷면에는 양각의 명문(銘文)이 남아있다. 이를 통해 이 상이 조성된 곳은 ‘경안리(京安里)’라는 곳이며, 존명은 ‘관음(觀音)’임을 알 수 있다. 이 외 조성에 참여한 여러 시주자의 이름이 적혀 있지만, 명문의 일부가 손상되어 자세한 사항을 알 수 없고, 조성연대 또한 남아 있지 않다.
이 상은 일제가 태평양 전쟁 말기 무기 제작을 위해 중국에서 공출하여 부평 조병창(造兵廠)에 두었던 것을 해방 이후 우리 박물관으로 이관한 것이다. 조형적으로 뛰어날 뿐만 아니라 대좌 뒷면에 조상기(造像記)가 남아 있어 그 가치가 더욱 높다.